여전히, 우리 곁에 다정한 | al,thing 허성은 대표



때때로 시간이 지난다는 것은 무뎌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지루함이 될지 여전함이 될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흐름 안에서 한결같이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al,thing. 그 여전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대변해 주기라도 하듯이 al,thing의 시간은 어느덧 양 손가락을 모두 접을 만큼 꽉 차고 있다.

Interview by geulwoll
Photography by grove.





al,thing의 시간

어느덧 al,thing이 10년 가까이 됐다고 들었어요.
내년이 10년 되는 해이고, 올해는 9년을 지나고 있어요.

그렇군요. 9년이면 참 짧지 않은 시간인데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안 그래도 근래 지난 시간을 자주 되돌아보곤 해요. 전에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어떤 면에서도 없었어요. al,thing을 운영해야 한다는 걸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거든요.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단 건 숍 운영을 해야 할지 아닐지 고민했다는 얘기인가요?
거의 매일요. ‘이게 맞나? 난 무얼 하고 있는 거지?’ 하면서 생각이 많았어요. 우선은 옷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숍을 운영하다 보니 이건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웠어요. 여러 생각과 고민을 하고 이만큼의 시간이 지나서야 이제 제가 하는 일을 업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 쓰며 운영을 하고 있나요?
지금까진 특정 제품, 옷의 한 부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꼼꼼하게 하려 했다면, 요즘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 신경을 써서 내실을 다지려고 해요. 동물을 대하는 태도라던가, 입점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방식이라던가요. 그리고 의외의 행보도 보여주고 싶어요. 제 생각으론 얼마 전 ‘al,thing App’을 오픈한 것이 그런 것 중 하나인데, 아마 고객들이 느끼기에 ‘느린 흐름으로 가고 있는 al,thing이 App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al, thing과 grove.

grove와 향초를 선보이게 됐어요. 제품 기획의 제안을 받고 어떠했나요?
grove를 운영하는 슬기 씨는 al,thing의 향을 계속 피우던 사람이었어요. al,thing 향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높았죠. 그래서 그 제안에 흔쾌히 응했어요.

al,thing x grove. 향초는 어떤 향인가요?
grove가 ‘작은 숲’이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그 의미를 더 살리기 위해 al,thing의 대표 향인 숲향을 베이스로 만들게 되었어요. 숲향보다 조금 더 깊은 산속에 있는 묵직한 향을 내요.

향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요?
여러 샘플의 향이 있었는데요. 저와 슬기씨 마음에 끌린 향이 있었어요. 그게 그로브 향인데요. 뭔가 산책로가 없는 숲속에 있는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모를 그런 숲속이요?
네 맞아요.(웃음)

그런 짙은 향이라면 기존에 숲향을 좋아하던 분들도 자연스럽게 느끼실 것 같아요.
베이스가 같아서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 향이죠. 다만 숲향은 풀 냄새에 가깝고, 그로브향은 나무 냄새에 더 가깝다고 보시면 돼요.

향을 담는 용기가 특별한데요. 플라스틱 용기와 세라믹 용기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더라고요.
플라스틱은 기존에 al,thing에서 사용하던 용기에 담은 것이고요. 그것과 함께 조금 더 특별함을 줄 다른 용기를 고민했어요. al,thing과 기존에 관계가 있는 브랜드와 같이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런 곳을 찾아보던 중 세라믹 브랜드 ‘Like a Clay’의 제품이 눈에 들어왔어요. 향초를 담기에 좋은 형태의 세라믹이 마음에 들었죠. 그렇게 Like a Clay에 제안을 하고 다행히 선뜻 응해주신 덕에 세 브랜드가 함께 마음을 맞출 수 있었어요. 워낙에 세 사람 모두 잘 맞는 지점이 있던 터라 각자의 브랜드 특성이 잘 담긴 제품이 나온 것 같아요.

어떤 분들에게 이 향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오랜만에 무척 마음에 드는 향이 나와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우선 grove가 오픈하면 다 피워보셨으면 좋겠고요.(웃음) 기존 손님분들에게도 추천해요. 숲향이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호불호가 적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향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요.






al, thing과 브랜드

전보다 숍에 물건들이 많아졌어요.
합정동에 숍을 오픈한 지 3년 정도 지나고 함께 하는 브랜드가 늘었어요. al,thing을 포함한 의류 브랜드 여섯 가지와 리빙 브랜드 일곱 가지, 해외에서 바잉하는 빈티지 제품까지 대략 스무 개의 브랜드가 소개되고 있어요.

대부분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al,thing의 결과 비슷한 제품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브랜드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제품을 디스플레이 했을 때 잘 어울리도록 구성하는 게 항상 고민되는 지점이긴 해요. 여러 기준들이 있는데요. 하나는 꾸준히 행보를 지켜보고 있던 곳들, 먼저 연락 주신 브랜드 중에 작업이 좋은 곳들, 그리고 번외로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는 브랜드와 함께 하기도 해요. 뭔가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아도 브랜드의 특성이 있다면요.

협업 형태의 제품도 있는데요. 이번에 만든 그로브 향도 그렇고 여러 협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 인가요?
운영을 하면서 다른 편집숍 외에 우리 숍만의 특징이 무얼까 생각해요. 그런 고민 중에 Only al,thing이라 해서 브랜드 제품에 al, thing의 분위기를 더해 새 제품을 만들어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숍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는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작은 변화들을 느끼며 이 숍만의 것들을 누리고 가셨으면 해요.

운영에 관한 그간의 고민이 느껴지네요. 작은 숍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간단히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기한을 정하고, 규모를 생각하며, 그 안에 변치 않는 것을 무엇으로 가져갈지 고민이 필요하죠. 사실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이 10%를 차지하고, 그 외에 내가 잘하지 못했던 90%의 일을 잘 소화하는 것이기도 해요.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란도 많이 오고요. 이를 잘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또한, 본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었으면 해요. 나의 어려움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마련이라서요. 꼭 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면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기점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나요?
아직 구체적인 것은 구상 중이에요. 그전에 받아들이지 못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이제는 운영을 더 탄탄히 하고 싶어 졌으니, 저의 행복과 만족 그리고 이곳을 찾아주는 손님들을 생각하면서 물 흐르듯 준비하고 싶네요. 그 방식이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통해 무언가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요.



al,thing의 마스코트 고양이 하루와 허성은 대표의 모습

기본 정보
여전히, 우리 곁에 다정한 | al,thing 허성은 대표
shop grove. Someone'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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